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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커피&교육팀
조성준 팀장

2020/06/14

커피 좀 잘 하는 남자
커피 좀 해본 남자
커피 좀 많이 아는 남자

대한민국 국가 대표 로스터 
조성준의 커피 이야기

대한민국 국가 대표 로스터
조성준의 커피 이야기

Q1. 언제부터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제가 고등학생 때였는데요. 당시 대학생이던 친형이
어느 날 모카포트라는 가정용 추출도구를 집으로 가져왔더라고요.
그 기계로 난생 처음 ‘에스프레소’라는 걸 내려 마셨는데,
그날 마셨던 커피가 저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줬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믹스커피가 전부였던 저에게 새로운 미식의 문이 열린 거죠.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제 주변에 커피 좋아하는 분들이 유난히 많아
함께 맛있는 커피를 찾아다닐 때가 많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피가 점점 더 좋아졌고 더 많이 알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업으로까지 삼게 되었습니다.

Q2. 로스터 인생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커피 일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아무래도 2016 KCRC 우승 때가 아닐까요.
1회 때부터 빠짐없이 해당 대회에 참가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았고,
4회 때 그 노력의 결실로 1위를 값진 결과를 얻으면서 챔피언 트로피를 얻게 되었는데요.

제 개인적인 노력도 물론 중요했지만,
협업을 통해 많은 시너지를 얻으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지금 돌이켜봐도 참 뜻깊고 제 인생에 있어 너무나 큰 자산이 되는 경험이었네요.

또, 그 이후에 2016 WCRC에 국가대표로 참가하면서
전세계 커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식견을 얻을 수 있었는데요.
국가와 지역에 따라 식문화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커피 대회에서도 최소한의 룰이나 기준이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결국 기호 음료인 커피는 각자 즐기는 방식이 있고, 기호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더라고요.
국가와 지역에 따라 로스터들의 로스팅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게
새삼스럽지만 당연하면서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Q3. 로스터의 주요 업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소비자들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바리스타의 전단계로서 원두와 커피를 가공하는
모든 일들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로스팅뿐만 아니라
생두도 날라야 하고, 자재 관리도 해야 하고,
생산 제품이 일정한지 QC도 해야 하고 여러 일련의 작업들이 있죠.

커피 원두를 추출해 음료로 음용하기 위해서는
물의 양을 조절하고 온도나 추출 시간 등을 맞춰나가며
원하는 향미들을 얻게 되는데요.

커피 로스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로스터기에 맞게 적정 생두의 투입량을 설정하고,
로스터기의 예열 상태를 조절하기도 하고요,
이러한 모든 작업들에 관여하는 사람이 로스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이 외에도 부자재 관리나 위생 등 여러 일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커피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업무다 보니
소비자들이 한 잔의 커피를 마셔도 가장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고민하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들을 쏟는 것이
바로 바리스타와 로스터의 기본 핵심 업무입니다.

Q4. 후배 로스터분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로스터의 역량을 알려주세요

로스팅에 따른 여러 변수에 따라서
향미와 균형감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데요.
마치 예술가가 같은 유화와 컨버스를 사용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더라도
붓 터치나 배색에 따라 작품 색깔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아요.
로스팅 변화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굉장히 섬세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사실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 수도 있는 직업이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 외에 현실적으로는 많은 고충이 뒤따르는 일이기도 해요.
로스팅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다뤄야 하는 부자재들의 양도 많아지다 보니
생두 입고 때는 자재 관리를 위해 때론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로스팅이 매일 새로운 일을 하는 작업은 아니다 보니
성향에 따라 로스팅이라는 작업이 지루하기 느껴질 수도 있어요.
일정한 결과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업무 루틴이 필요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꾸준함’이 뒷받침돼야 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부분까지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열정적인 마음과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장착되어 있다면
훌륭한 로스터가 될만한 자질은 충분히 갖춘 거라고 생각해요.

Q5. 바리스타와 로스터는 어떻게 다른가요?

대부분 바리스타로 커피 일에 처음 입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건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커피 입문자들에게 쉽게 눈에 띄고
가장 자주 마주할 수 있는 직업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했고,
일을 하던 도중에 커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로스터 공부까지 하게 된 케이스예요.
로스터와 바리스타를 직업적인 개념에서
어느 것 하나를 상위/하위로 구분할 수는 없고요, 결국은 포지션 차이인 것 같아요.

바리스타나 로스터 외에도
산지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생산자분들과
농장 인력, 수입 담당자, 제품화 해주시는 분들까지
한 잔의 커피를 위해 노력하는 이 모든 사람들이 빠짐없이 중요하죠

Q6. 커피 일을 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Q6. 커피 일을 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요리사가 본인이 한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듯이,
저 또한 커피라는 기호 식품을 다루다 보니
여러 사람들이 제가 만든 커피를 맛있다고 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여담으로, 커피 전문가라고 하면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커피에 대한 변수를 조절하는 능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상대방의 필요나 요구에 맞게 조절해
개개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저 또한 늘 노력하는 부분이고요.

Q7. 바리스타 or 로스터를 꿈꾸는 많은 분들께 응원의 말씀, 부탁드려요!

어떤 일이든 다 비슷하겠지만,
역시나 ‘초심(初心)’ 만큼 중요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 마음먹었던 그 마음만 유지한다면
오랫동안 행복하게
커피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바리스타나 로스터들이 커피에 대한 매력이나
커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실제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아요.
저 또한 일을 하면서 힘들었을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처음의 마음만 잘 간직한다면
힘든 부분들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현재 커피 일을 하고 계시거나,
커피 일을 꿈꾸는 수많은 분들에게 “파이팅” 외쳐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