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7
안녕하세요
카페베네에서 커피 담당을 맡은
최진수라고합니다.
생두 품질 평가부터 블렌딩 조합,
커피 메뉴 개발, 커피 MD 개발 등
커피의 다양한 모습을 만드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중 로스팅도 직접 하고 있어요.
카페베네 대표 로스터입니다. (웃음)
로스터는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커피를 볶는 직업이에요.
생두의 품질이나 상태 등을 본 후
커피가 가지고 있는 제대로 된 맛을
이끌어내는 직업이라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두 재배도 사실 농부 분들이
정성을 담아 재배한 농작물이다 보니까
어떤 식으로 커피 맛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커피를 재배했을 거예요.
로스터는 농부 분들이 어떤 의도로
콩을 키웠는지 파악하고, 의도한 대로
커피 맛을 제대로 표현해 내야 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재배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농부, 바리스타, 회사와의 협업 등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일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처음 커피의 매력에 빠졌을 때는
잘 모르다 보니
바리스타라는 직업만 있는 줄 알았어요.
각종 매체에서 가장 메인으로
드러나있는 직업이 바리스타였으니까요.
공부하고 또 배우다가
커피에도 다양한 직업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거기에는 생두를 감별하는 직업도 있었고,
커피 맛을 평가하는 직업도 있었고,
커피를 볶는 직업도 있었어요.
커피 산지에 직접 가서
원하는 생두를 골라오는 헌터도 있었죠.
저는 그 안에서 로스터라는 직업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생두를 볶아내는 게
커피의 첫 번째 맛을 입히는 거잖아요.
나만의 커피를 만들 수 있는 폭이
상대적으로 큰 로스터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시간이 조금 흐르긴 했지만(웃음)
2019년 제3회 SRC
(Stronghold Roasting Championship)에서
챔피언이 되어 우승한 것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요.
아무래도 회사의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 속해
있다 보니까 안정적이지만 도전적인 로스팅은
시도 못하던 중에 한편으로는
내가 생두를 정말 잘 표현하고 있는 건가?
내 커피가 맛있는 커피일까?
그런 고민이 들었거든요.
그런 생각이 지속될 즈음
대회에 나가 우승한 것이 제 갈증을 해결해 주었어요.
그때 참가 인원이 거의 200명 정도 되었는데
심사위원분들이 제가 볶은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인정을 해주다 보니 되게 의미가 깊었죠.
사실 맛이라는 것에 개인 취향이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커피에서 챔피언이 된다는 것이
이 커피가 맛있는 커피다,
라고 인정해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거든요.
가장 또렷하고 선명한 개성을 가진 커피를,
내가 원하는 방식과 나만의 맛,
개성으로 담아냈다는 것에
내가 잘 하고 있구나, 이런 기분이 들어
안심이 되고 의미가 깊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커피를 고를 때
맛, 향, 가격, 공간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하고
커피 한 잔을 선택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블루밍 블렌드를 출시하며
제가 커피를 고를 때의 기준을
엄격하게 세워 개발했는데요.
저는 생두의 가격이나 생두 등급이
스페셜티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가 그때 이런 커피를 마셨는데
어디서 마셨지? 누구랑 마셨지?
이런 질문이 들게 하는 커피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커피를 마시면 맛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장면을 더 많이 추억하는 편이었으니까요.
좋은 커피는 기억할 만한 장면과 추억을
건네준다는 믿음 속에서,
장면으로 기억할 수 있는 커피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콜드브루 블루밍 블렌드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커피가 사진기라면, 사람이 셔터가 되는 거예요.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순간,
자동으로 내가 바라보는 풍경,
내가 느끼고 있는 감각들이 찍히게 되는 거죠.
커피 한 잔으로 완성되는 입체적인 장면인 셈이에요.
너무 무난한 맛이면 자칫 잊힐 수도 있겠지만,
블루밍 블렌드는 개성 있는 맛으로
장면을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게 도와줘요.
이번 블루밍 블렌드는 독특한 개성과 플레이버로
경험 삼아 마시기에도 좋은 커피인데요.
그 맛을 즐기다 보면 나중에
“거기서 너와 함께 마신 블루밍 블렌드 참 좋았지.
마침 봄이었고, 풍경 전체가 라일락처럼 부드럽고
향긋하게 흔들리고 있었잖아”
이런 식으로 커피 한 잔이 사진기가 되어
우리의 추억과 장면을 따듯하게
찍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드베리 계열의 산미를 가지고 있고,
진한 카라멜의 단맛과
과즙 100% 주스를 마시는 듯한
청량감을 가지고 있는 블렌드입니다.
입안 가득 꽃이 만개하는 듯
화사하게 번지는,
밝은 기분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카페베네에서 10년 넘게 거래를 하고 있는
브라질 이파네마 지역에서 오는 생두와
에티오피아 지역의 내추럴 프로세스를 거친
스페셜티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점도 있지만
내추럴 프로세스라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추럴 프로세스는
햇빛에 생두를 말리는 작업을 말하는데요,
과육이 씨앗에 천천히 물들고 향과 맛을
고스란히 입게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조되는 과정 속에서 단맛과 향과 이런 것들이
전부다 커피에 스며드는 작업이어서
향미 발현이 잘 되는 편이에요.
사실 개인적으로
블루밍 블렌드 이름을 정하며 생각난 건
가수 아이유님의
Blueming이라는 곡이었어요.
제가 아이유님의 굉장한 팬이거든요!
그 곡 가사를 보면
“엄지손가락으로 장미꽃을 피워”
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꽃으로 피어나는 설렘들이
제가 개발한 블루밍 블렌드의 감성과
결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보랏빛 감성도 비슷하고요. (웃음)
블루밍 블렌드는 또렷한 개성과 맛으로,
너와 함께한 순간을 선명한 색감으로
피어나게 만드는 느낌이에요.
언제 어디서나,
그 색은 다른 꽃의 컬러로 바뀔 수 있죠.
청량하고 밝은 감성으로 꽃의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만난 꽃의 사계절이라는
말을 떠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느슨한 콜드브루 시장에
한 줄기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녀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원두를 다원화해서 사용하는 곳은 많은데
콜드브루를 다원화해서 운영하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 블루밍 블렌드가 충분히 소비자분들에게
재미있게 다가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이 블루밍 블렌드가
화사하게 피워내는 첫 시작을 기점으로
다른 회사들도
“스페셜티로 만든 상큼하고 재밌는 콜드브루 어때?”
이렇게 연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트렌드 세터의 길을 걸어가는 콜드브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많은 사람들의 사진기가
되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나 경험을
장면으로 남겨주면서,
그 장면을 기억하는 이름으로
“그때 참 좋았는데,
커피 이름이 블루밍 블렌드였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커피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와 함께한 순간의 장면이
선명하게 피어난 순간
그때,
우리가 만난 꽃의 사계절
Blooming Blend